[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앞으로 소방관 체력시험에 대해 남녀 동일한 평가 기준이 적용될지도 모르겠다.
31일 파이낸셜 뉴스는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에서 남녀 응시자가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소방청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청의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및 체력검정 개선 연구 보고서'는 "화재진압과 구조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 소방공무원 선발의 경우 체력시험 평가 기준에서 남녀통합선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적었다.
현재 소방공무원 여성 응시자는 남성의 약 60% 수준의 체력평가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보고서는 "소방공무원의 화재업무는 자가 호흡 장치를 포함한 개인보호 장비의 무게 22.68kg, 전기톱(11kg), 소방호스(11kg) 등 1인당 최대 25kg 이상의 장비 무게가 더해지며 고층의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기 위한 체력이 요구된다"면서 "소방 장비와 업무 특성은 여성이라고 해서 차이를 둘 수 없다"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소방청이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의뢰한 것으로 현장 소방관을 선발할 때 남녀 응시자에게 동일한 체력시험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규·현직 소방관 설문조사 결과도 다를 바 없었다. 지난해 신규 임용된 소방관의 75.5%, 현직 소방관의 68.2%가 '체력시험에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는 선택지를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 뉴스에 따르면 심층 면접에 참여한 소방관들 역시 "여성 소방공무원들의 전반적인 체력 수준이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통제업무나 기타 업무를 주로 담당시킨다"라고 밝혔다.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 기준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누리꾼들은 힘과 체력을 요구하는 소방관의 직업 특성상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일한 기준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여성가족부가 소방관 공채 중 여성 선발 비율이 낮으니 성별 균형을 고려해 여성 소방관의 채용을 늘리라고 권고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녀 통합 체력시험의 도입은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 용역이 필요해 당장 도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소방관 공채 시 남녀 동일한 체력 시험 기준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