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내년까지 집 팔 기회 드리겠다"
김수현 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사회수석비서관에 임명된 뒤 한 말이다.
이 말 이후 '부동산 가격 하락'은 기정사실화됐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 생각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38평짜리 아파트를 소유했던 어느 집안의 가장도 이 말을 철썩같이 믿었나보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 12억 1천만원이던 2019년 3월 과감하게 집을 팔았다.
14억까지 치솟았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온 뒤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또 부동산 버블 터져서 다시 7억원대 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후다닥 팔아치웠다"라고 말했다. "다들 건승하세요~"라는 여유까지 부렸다.
정부의 말을 철썩같이 믿은 그 가장은 지금도 행복할까.
답은 '아니오'였다. 그가 집을 판 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가도를 달렸다. 2019년 12월 30일 가격은 16억 4천만원이었다.
그리고 2020년 12월 있었던 가장 최근의 실거래 가격은 18억 5천만원이었다. 즉 그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아파트를 판뒤 6억 4천만원이 오른 것이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6억 4천만원이 날아가버린 것.
부동산 하락에 베팅한 걸로 봐서는 해당 아파트를 판 뒤 다른 아파트를 매입하기보다는 전세로 들어갔을 확률이 높다는 게 누리꾼들의 추측이다.
전세로 살다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그 때 매입하려고 계획했을 거라는 것이다.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에 전세를 정리하고 다른 아파트를 매입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나온다.
한 누리꾼은 "지금 목동 38평짜리 들어가려면 20억 있어도 쉽지 않다"라면서 "한 번의 의사결정이 참 많은 걸 바꾼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월 넷째 주(25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33% 올라 지난주(0.31%)에 이어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부동산114가 2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27만 7천여채 중 9억원 초과 아파트는 66만 3,291채로 전체 51.9%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아파트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