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5일(토)

"너무 미안하다"···현재 아이언 SNS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글 (전문)

인사이트Mnet '쇼미더머니3'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래퍼 아이언이 금일 사망해 힙합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아이언은 '미성년자 야구방망이 폭행', '여자친구 폭행', '마약' 등의 논란을 일으켰으나, 실력과 매력을 겸비해 꾸준히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은 래퍼였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지난해 9월 숱한 논란 속에서도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SNS 글을 게재한 바 있다.


25일 기준 해당 글이 아이언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이자, 유일한 글로 남아있어 씁쓸함을 안긴다.


인사이트Instagram 'mightyirony'


해당 글에서 아이언은 "하루라도 더 빨리 좋은 음악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이렇게 글로나마 소식을 전한다"라며 "첫 앨범을 발매하고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 인생을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많은 사고를 치며 팬들을 실망시켰던 그는 "아프고, 억울하고, 화가 나고, 슬프고... 그 끝엔 제 자신이 있더라고요. 책임져야 하는, 제 스스로 한 선택들이 있었다"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언은 그러면서 "저로 인해 힘들었을 많은 사람들에게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괴로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이언은 솔직한 감정을 녹인 앨범을 준비 중이라며 팬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인사이트Mnet '쇼미더머니3'


마지막으로 아이언은 "앞으로도 변명하지 않겠다. 못난 놈 좋아해 주셔서 늘 미안하고 감사하다"라며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아이언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경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비원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아이언을 발견하고 신고했으나, 안타깝게도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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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net '쇼미더머니3'


다음은 아이언의 SNS에 있던 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아이언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너무도 오랜만에 여러분들께 인사 올립니다.


하루라도 더 빨리 좋은 음악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이렇게 글로서나마 소식을 전해요.


'ROCK BOTTOM'이라는 첫 앨범을 발매하고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는 제 인생을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프고, 억울하고, 화가 나고, 슬프고.. 그 끝엔 제 자신이 있더라고요.


책임져야 하는, 제 스스로 한 선택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멋'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회에 통용되지 않는 저만의 어설픈 정의였다는 깨달음과 앞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행보를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등 저라는 사람은 바보같이도 직접 느껴보고 경험해봐야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 깨닫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로 인해 힘들었을 많은 사람들에게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괴로웠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회사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제 욕심만큼 매끄럽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기존에 계약된 회사와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발매에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일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아직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많아요. 투자, 유통 등등..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 앞에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제가 살아가며 느낀 모든 감정들을 꾸밈없이 녹여 가사를 썼고 사운드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만큼 그동안 저를 기다려왔던 시간들이 절대 헛되지 않을 거라 약속할게요.


앞으로도 전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못난 놈 좋아해주셔서 늘 미안하고 감사해요.


절대 건강하세요.


2020년 9월 9일 정헌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