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현재 서울 관악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30대 사장님 A(35)씨는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밤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돼 매출이 급락한 것과 함께 요즘에는 '신종 도둑'까지 경계해야 하는 통에 고통이 2배가 됐기 때문이다.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영업제한으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떠안고 지원책은 없는 와중에 보상받을 수 없는 절도 손실까지 입게 되니 심리적 충격이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지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려울 지경이라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이러한 피해는 비단 A씨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 경기 의정부시와 하남시 등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면 전국적으로 여러 업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일 오전 3시께 경기 의정부시 한 PC방에 도둑 2명이 침입했다.
이들은 문을 부수고 침입한 뒤 카운터에 있는 현금과 금고 1개(400만원 상당)를 통째로 훔쳐 달아났다.
18일에도 경기 하남시에서 같은 사건이 있었다. 역시 인적이 드문 시간대인 오전 3시께 PC방에 침입해 수천만원 상당의 CPU, 그래픽 카드 등 부품을 훔쳐 날아났다.
17일에는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에서 PC방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절도범은 3천만원 상당의 CPU 등 핵심 부품을 훔쳐 갔다.
경찰은 하남과 양주 PC방에 모두 담배꽁초와 먹던 음료수 캔이 있었다는 점에 착안, 동일범 소행으로 판단해 조사 중이다.
보통 PC방은 24시간 직원이 상주하는 업장이기 때문에 보안이 철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내부를 찍는 폐쇄회로(CC)TV는 있지만, 외부 침입을 막는 보안 장치는 거의 해놓지 않는 것.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되기에 늘 직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절도범들의 타겟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외부 침입에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CCTV 설치와 보안 강화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