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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살인을 저질러 경북구치소에 수감된 살인마가 유족에 탄원서를 요구하며 보복을 예고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조선일보는 요양원장 B씨를 살해해 구속된 A씨가 피해 유족에게 보낸 3통의 편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중순 피해자의 장남과 며느리 부부에게 편지 세 통을 차례로 보냈다. 편지엔 "난 (둘의) 주민번호를 알고 있다"는 문장과 함께 탄원서를 요구하는 내용이 적혔다.

그는 또 "재판장에게 나를 용서하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기다려라", "나중에 감사 인사하러 가겠다", "국내, 해외 어디를 가든 반드시 찾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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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6월 거액을 빌리고 갚지 않는 요양원장을 살인한 혐의를 받는다. 채무액은 5억 7300만원으로, 아버지로부터 상속된 재산이었다고 한다.

그는 원장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요양원에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장은 지독한 경영난에 원금과 이자는 물론, A씨의 월급도 지급하지 못했다.

A씨는 결국 태업을 일삼다 원장이 돈을 갚을 의사가 없다고 판단, 살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그는 사건 당일 원장이 요양원에 출근하자마자 "요양원 통장 내역과 입소 계약서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원장이 이 요구를 듣지 않자 품에 감춰뒀던 가스총을 발사하고 흉기로 원장의 얼굴과 목을 31차례 찔렀다. 평범한 사회복지사였던 그가 살인마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후 재판에 넘겨져 줄곧 '선처'를 호소해왔다. 재판부에 두 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하면서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도 했다.

다만 A씨는 반성문을 제출한 지 불과 6일 만에 유족에 보복을 암시하는 편지를 보냈다. 선처를 호소한 재판정과 달리 뒤에서는 여전히 유족을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A씨의 협박 편지는 판사가 주의를 준 이후에야 멈췄다. 유족은 "자수를 한 것도, 반성한다는 것도 모두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보기 위한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그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 14일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진관)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하며 "(피고인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유족에게 피고인을 용서한다는 탄원서를 요청하고, 찾아가겠다는 협박 편지를 보내는 등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점을 감안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5일 대구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