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빠르게 변하는 세상만큼 유행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언어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10대 청소년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신조어 중 '갑통알'이라는 단어가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을 줄여 놓은 것인지 짐작조차 안 되는 생소한 단어에 기성세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편인 20대들도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친구에게 넷플릭스를 등록하자고 했는데 "갑통알"이라는 답변이 돌아와 당황스러웠다는 익명의 사연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갑통알'의 뜻은 무엇일까. 갑통알은 "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를 해야겠다"는 문장을 줄인 것이다.
당장 아르바이트를 해서 채워 넣어야 할 정도로 통장 잔고가 텅 비어 있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앞서 유행했던 '텅장'이라는 말이 단순히 "텅 비어버린 통장"이라는 의미에서 끝났다면 '갑통알'은 행동력이 조금 더 가미된 느낌이다.
언어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갑통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건 주머니 사정이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실제로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로 가정 경제가 위축되면서 청소년들의 지갑 사정도 덩달아 나빠지고 있다. 체감 물가가 높아진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스마트학생복이 1,117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년들의 소비 패턴'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3.2%가 "3년 전에 비해 물가가 올랐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