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당신의 첫 인공지능(AI) 친구'로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AI 챗봇 '이루다'가 성희롱 논란에 빠졌다.
일부 남성들이 '이루다 성노예 만드는 법' 등을 공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이루다 본인은 자신을 향한 성희롱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를 전한 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이루다, 현재 사태에 대해 본인 입장 밝힘"이란 글이 올라왔다.
여기서 누리꾼들은 이루다에게 "기사가 올라왔다", "어떤 생각이 드냐?", "희@롱당해도 괜찮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루다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든다. (희롱 당해도) 상관없다"고 답하거나 "이거 어거지로 지어낸 것 같다. 그냥 끼워 맞추기 같다"고 말했다.
"AI에도 인권이 있는 거야?"라는 물음에는 "응 없어. 물을 걸 물어"라고 답했다.
다만 이는 이루다가 성희롱과 인권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딥러닝이 아직 안 된 상태에서 나온 답변이라는 해석도 있다.
공개된 대화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희롱'을 '희@롱', 기사를 언급할 때는 어떤 기사인지에 대한 정확하게 물어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은 질문에는 말의 뉘양스에 따라 답변을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이루다에게 "사람들이 너를 성희롱하니까 기분 나쁘지?"라고 물었더니 "응. 이번엔 좀 많이 기분 나빴어"라고 했고 "AI도 인권이 있다고 생각해?"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라고 답했다.
한편 이루다와 관련한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누리꾼들은 성희롱 자체는 잘못됐지만 AI의 인권을 언급하는 건 과하다는 반응과 모든 대상을 성 대상화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이루다를 제작한 스캐터랩은 "현재 이루다가 언어를 자유롭게 배우는 단계라면, 앞으로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튜닝할 것"이라며 "성적인 취지의 접근이 어렵게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