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A씨는 최근 당근마켓에서 여성 옷을 판매하기 위해 게시글을 올렸다.
며칠 뒤 한 이용자가 자신을 전문 매입 업체 소속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구매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직접 상품 사진을 찍고 가격 책정도 해야 한다"라며 집을 방문하겠다고 요청했고 그동안 옷 거래를 여러 번 했던 A씨는 의심 없이 집 주소를 알려줬다.
하지만 집을 찾아온 이용자를 본 A씨는 화들짝 놀랐다. 해당 이용자가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이라는 이유로 해당 이용자를 돌려보낼 수 없었던 A씨는 그를 집으로 안내했다.
전문 직원처럼 물건을 나열해 사진을 찍던 이용자는 이윽고 본심을 드러냈다. 사진을 찍다 말고 잠시 쉬겠다며 A씨에게 마사지를 요구했던 것이다.
A씨는 "그 순간부터 성추행이 시작됐는데 너무 무서워 머리가 하얘졌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당 이용자는 A씨의 착용샷까지 찍은 후에야 집을 떠났다. 당시 두려움에 신고를 못했던 A씨는 며칠 후 강제추행 혐의로 해당 이용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최근 A씨의 사례처럼 당근마켓에서 성범죄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여성 이용자들은 "판매자의 실착샷을 보고 싶다", "쓰던 스타킹을 판매해달라"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직거래를 하는 당근마켓의 특성을 이용해 여성 이용자들과 만남을 노리는 이용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근마켓에서 성범죄 피해 사례들이 늘고 있지만 익명성 때문에 신원 파악이 쉽지 않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일이라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수사나 처벌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집 주변에서 거래를 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당근마켓 측에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당근마켓 측은 메시지 차단이나 특정 이용자 차단 등 불법 사용자 방지를 위한 기술 고도화도 추진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