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생후 16개월의 아이 정인이가 양부모의 모진 학대 끝에 입양 27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양부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정인이 사망사건에 대해 당국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일산 10세 여아 폭행 사건'을 처리했던 방법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직접 경찰서를 방문해 담당자들을 질책했다.
2008년 3월 26일, 경기 일산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초등학생이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고 납치를 당할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보고해 전 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에 분노한 건 국민만이 아니었다.
3월 31일, 이 대통령은 일산 경찰서를 깜짝 방문해 당시 책임자였던 이기태 서장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직접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초등학생에게 한 범죄를 폭행 사건으로 다뤘다는 것은 '별일 아니다'라며 간단히 끝내려는 경찰의 (안일한) 조치"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이 일산 경찰서를 방문한 이후 경찰은 6시간 만에 피의자를 검거했다.
술을 마신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는 미성년자 상습 강간 전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31일 부실수사 책임을 물어 고양 일산 경찰서 경찰 6명을 직위해제했다.
한편 앞서 서울 양천 경찰서는 16개월 된 정인이가 입양 가족에게 학대를 받고 있다는 정황 신고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5월 25일, 6월 29일, 9월 23일 등 3번의 신고에도 이를 모두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해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 학대 의심 신고에 안일한 대처에 책임을 물어 해당 경찰관들에게 '경고', '주의'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