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의사·교사·이웃주민 모두 '학대 당한다' 계속 신고했는데 정인이 집으로 돌려보낸 경찰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계속된 아동 학대 의심 신고에도 안일한 대처를 보여준 양천경찰서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정인이는 왜 죽었나?-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편이 방송됐다.


제작진은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어떻게 학대를 받고 사망까지 이르렀는지를 추적했다.


안타깝게도 입양아가 숨지기 전 A 소아과 전문의와 이웃, 어린이집 교사가 세 차례나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소아과 전문의는 신고 당시 입양아의 입속 상처를 보고 학대를 의심하며 "부모와 분리돼야 한다"라고 경찰에게 강력하게 말했지만, 입양아 양부모의 단골 소아과에서는 입안 상처를 단순 구내염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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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또 입양아를 차량 안에 방치한 것을 본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 뒤가 돼서야 차량이 주차돼 있던 인근 건물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늦은 조치에 사건 당일 CCTV의 기록은 삭제되어 있었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입양아의 계속된 상처에 아동학대 신고를 한 바 있다.


신고에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어린이집으로 출동해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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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그러나 어린이집 교사의 신고에도 경찰은 "뼈가 부러지거나 어디가 찢어지지 않는 이상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말만 했다.


그렇게 정인이의 양부모는 무혐의 처분이 났다.


결국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심정지인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했다. 의료진의 긴급 조치 끝에 잠시 회복되기도 했지만 세 번째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배에 가득찬) 이 회색 음영 이게 다 그냥 피다. 그리고 이게 다 골절이다. 나아가는 상처, 막 생긴 상처.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라며 정인이의 CT 결과를 설명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인사이트서울 양천경찰서 게시판


이어 전문의는 정인이의 온몸 곳곳에 드러난 골절 상태를 보며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 애들은 갈비뼈가 잘 안 부러진다. 16개월이 갈비뼈가 부러진다? 이건 무조건 학대다"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경찰이 (양부모를) 신뢰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양부모가 입양 관련 봉사를 해왔다"라며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옳지 않은 일을 할리가 없다는 편견이 경찰의 눈을 가린 것은 아니었을까"라며 씁쓸해했다.


방송 후 양천경찰서 홈페이지에 민원 넣기 위한 많은 시청자가 몰려 접속 오류까지 이어졌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상습적인 학대를 당하다 숨진 아이의 이름을 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경찰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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