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혹한기 훈련하던 군인이 갑자기 덥다며 옷 다 벗고 난동부렸던 충격적인 이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에 춥다며 꽁꽁 싸매는 이들을 보니 군 시절 있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추위가 절정을 이루던 1월, 강원도 군부대에서 훈련을 받을 때였다. 핫팩도 소용없던 맹추위 속에서 땅 파고 철야를 하는데, 갑자기 온몸이 뜨겁고 더워지기 시작했다.


훈련을 너무 열심히 받은 건가 싶어 방탄모부터 시작해 입고 있던 옷을 하나둘씩 벗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선임이 필사적으로 막는 것이었다.


숨이 너무 막혀 욕설을 퍼부으며 몸부림쳤고, 선임은 진정시키며 막사 안으로 데려갔다. 후에 생각해보니 선임이 아니었다면 차가운 땅바닥에서 발가벗은 채 꽁꽁 얼어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VNEXPRESS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게시글은 꽤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작성자 외에도 혹한기 훈련 도중 극심한 더위를 느꼈다는 이들의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극한의 추위에도 타는 듯한 더위를 느끼는 것이며 이 행동이 왜 위험할까.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항온동물인 인간은 추위에 매우 약해 체온이 2도만 떨어져도 저체온증이 시작된다.


저체온증이 심해지면 인간은 핵심 장기로만 혈액을 보내 파랗게 질리다가 뇌 기능마저 손상돼 환각 및 기억상실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동사자 상당수는 추위를 더위로 잘못 인식한 채 옷을 벗어 던진 상태로 발견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체온이 떨어지면 뇌와 심장 등 중요 장기 이외에 몸 표면을 단열층으로 활용해 핵심 기관을 보호해 살아남으려 한다.


이러다 보면 피부로 공급되는 혈액이 줄어든 상태에서 근육의 긴장이 계속돼 에너지가 고갈되는 상태가 온다.


결국 몸속 더운 피가 한꺼번에 피부로 몰리면서 갑자기 덥다고 느끼고 돼 옷을 벗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열을 잃고 나면 저체온증이 더욱 심해져 사망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더위를 느끼는 순간이 오면 스스로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