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헬멧을 쓰고 음식점으로 들어서는 오토바이 운전자.
그는 한 손에 배달 어플을 켠 채 사장님에게 "음식 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사장님은 아무런 의심 없이 "00 가죠?"라 물었고 남성은 "네, 맞아요"라며 음식을 들고 나간다.
그리고 그 음식은 애초 가야할 목적지로 향하지 않는다. 음식은 사라져 버린다. 이른바 '배달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언택트 상황으로 인해 음식 배달이 잦아지면서 음식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신종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그저께(14일)도 이 신종 범죄가 사람들을 괴롭게 했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서 전날 한 누리꾼이 찍어 올린 CCTV 영상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영상에는 헬멧을 쓰고 가방을 맨 채 식당 내부에 들어와 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헬멧까지 착용한 채 식당 내부까지 들어온 것을 보면 누가 봐도 배달기사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이 남성은 배달 기사가 아니라 절도를 하려는 '절도범'이었다.
영상을 올린 작성자는 "저희와 연관 없는 배달 기사가 위장하고 픽업하러 와서 포장된 음식을 집어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불편하시더라도 기사 픽업 시 확인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피해 신고가 여러 차례 들어오자 배달 대행 업체 사장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봐도 배달 기사로 착각할 수밖에 없는 인상착의라 식당 주인 또한 깜빡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
이처럼 배달 기사로 위장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는 앞서 이전에도 있었다.
과거에는 배달 대행기사로 위장한 직원이 주택에 침입해 시민을 폭행하며 금품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고, 지난해에는 심부름 앱을 통해 부른 심부름 대행 직원이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배달 대행기사로 위장한 일부 범죄자들이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식당 차원에서는 바쁜 와중에 매번 배달 기사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아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