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폭력으로 동급생을 실신시키고 119조차 부르지 않은 학생들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 A씨는 "저희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지금 의식이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8일 발생했다. 인천 영종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B군은 이날 아빠와 밖에서 보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B군은 돌연 몸살기가 있다며 집에 있겠다고 하더니 4시가 지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아들이 집에 없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목소리가 매우 어둡고 숨이 차오르는듯 얘기하기를 친구가 할얘기가 있다고 불렀다며, 금방들어갈께요. 매우어둡고. 힘들어 하는 아들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6시 넘어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해학생중 한명이 딸아이에게 문자로 '니네오빠 나하고 스파링 하다 맞아서 기절했어' 라고 했답니다. 전화를 걸어 저희 아들이 있는곳을 확인했고 가해학생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자는것 같다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운동을 하는 아이도 아니고 복싱도 할줄 모르는 B군. 키가 180이넘지만 몸무게가 56키로밖에 안되는 겁많고 몸이 약한 아들이기에 A씨는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순간 여러생각이 들었지만 가해학생들이 아들을 두고 도망갈까봐 달래면서 아줌마갈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119에 신고하고 도착하니. 아파트내 휴관인 커뮤니티 체육시설안에서 어른도 없이 그런 일이 벌어졌던거였습니다. 처음 아들을 보았을때 아무힘이 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내쉬지 못하고 동공이 빛에도 반응이 없던 상태였습니다"라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병원에서의 긴박한 당시의 상황도 전했다. B군이 응급수술을 들어가기 위해 준비중일 때 의사가 "식물인간이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아드님 살리러 들어갑니다. 저는 살리는 수술하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A씨는 "다섯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 수술이 끝나고 예후가 좋지않아 2~3일은 살수있을지 지켜봐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아들은 중환자실에 의식이 없이 있습니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A씨가 설명한 B군의 상태는 심각했다. 얼마나 맞았는지 앞니 네개도 제 위치에 있지않고 벌어져 있었다. 소견서에는 동공확장 및 동공반사저하상태였다. 외상성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이라는 진단명으로 15일째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A씨에 따르면 가해학생들은 B군이 기절한 것을 인지했는데도 119를 부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쓰러진 B군을 두고 장난치고 놀다 한참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자 물을 뿌리고 이리저리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녔다고 한다.
골든타임을 놓쳐 B군은 뇌손상이 크게 온 상태. 더군다나 영종도는 큰병원이 없어 다리를 건너 나가야하기에 병원까지 가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A씨는 "119를 부를생각도 않하고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가해학생들은 경찰조사가 끝나고 지금은 검찰로 송치가 되었습니다. 사전구속영장 나와 구속되어 수감중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해학생들이 며칠동안 B군에게 새벽에 나오라고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A씨는 "저희 아들은 도움받을 어느 누구도 없는 곳에서 끊임없이 맞았던 겁니다. 얼마나 아팠을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라며 심경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학생들은 꾸준히 학교폭력을 해왔으며 그동안 변호사를 선임해 큰 처벌없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나니 이런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또 금방 풀려날꺼라 생각할테고 우리아들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꺼에요"라며 분노했다.
B군이 깨어나도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거라는 예후가 많이 보이는 상황. A씨는 "기적이 일어나서 우리아들이 깨어나고 온전하게 건강하게 살아갈수 있도록 학교폭력이 사라질수 있게 국민여러분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글은 100명 이상이 동의해 관리자가 검토중인 청원(☞바로가기)으로 분류됐다. 오늘(15일) 오전 7시 기준 현재 7만5천여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