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되는 천안함 / 뉴스1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국회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에 대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검토보고서를 냈다.

비슷한 골자의 5·18 역사 왜곡 처벌 법안에 대해 사회적 논란을 방지하고 피해자 인격 보호 취지라며 긍정적 평가를 한 것과 상반된 반응을 보여 논란이 불거졌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배용근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천안함 생존 장병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부정적 의견을 담았다.

천안함 폭침을 왜곡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묘역에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 모습 / 뉴스1

배 수석전문위원은 "역사 부정행위를 처벌하는 건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문제와 함께,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라고 했다.

반면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허병조 전문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는 역사 부정죄의 위헌 소지를 거론하지 않았다.

허 전문위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명예훼손죄의 법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형법적 구성요건과 처벌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유공자와 그 유가족의 희생과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을 부인, 비방, 왜곡, 날조하는 행위에 엄중히 대처하려는 취지"라는 긍정적 반응을 담기도 했다.

5.18 기념재단

5·18 왜곡 처벌법은 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조만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지만, '천안함 왜곡 처벌법'의 경우 국방위 법안소위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한 상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유사한 법안에 국회 보고서가 다른 견해를 취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위 관계자는 "천안함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들이 폭침 사건에 대한 유언비어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국회의 상반된 검토보고서 내용이 의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