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지난 3일 치러진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의신청을 가장 많이 받은 문제는 국어 영역 37번인 것으로 확인됐다.
411건 가운데 국어 37번의 복수 정답을 인정해달라는 문의만 1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7일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은 수능 직후 5일간 총 411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의신청을 가장 많이 받은 영역은 144건이 접수된 국어였다. 사회탐구 121건, 과학탐구 81건, 영어 46건, 수학 13건, 직업탐구 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국어 영역 37번에 대한 이의신청이 가장 많았다. 이 문항은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장면 구상과 스케치 계획을 제시하고 해당 지문을 토대로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내용이다.
정답은 4번이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1번 선지도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번 선택지는 "장면 1의 렌더링 단계에서 풍선에 가려 보이지 않는 입 부분의 삼각형들의 표면 특성은 화솟값을 구하는 데 사용되지 않겠군"이다.
한 학생은 "렌더링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거나, 문장을 다르게 읽은 학생들에게는 렌더링이 표면 특성에 대한 고려를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가려짐이나 명암, 그림자 등을 고려해서 하는 거라고도 충분히 읽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어 37번 말고도 물리2 18번은 '정답없음' 처리를 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18번 문항은 등속도운동 경로를 나타낸 그림을 보고 역학적 에너지 수치를 구해야 하는 문제다.
일부 수험생은 "그림에 오류가 있어 문제의 성립 요건 자체에 오류가 생긴다"며 ""정답없음 처리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가원은 접수된 이의신청을 토대로 8일부터 14일까지 정답 여부를 심사한다. 심사는 출제에 참여하지 않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가 맡는다.
확정된 정답은 14일 오후 5시 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수험생은 23일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다.
역대 수능에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단 6번에 불과하다. 2004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 영역, 2008학년도에는 과학탐구영역 물리2, 2010학년도에는 지구과학1에서 복수 정답 처리가 된 문항이 생겼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1년 만에 정답이 바뀐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평가원은 사회탐구영역 세계 지리 관련 이의신청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 후인 2014년 서울고등법원은 문제 오류를 인정했다.
2015·2017학년도 수능에는 오류 문제 2개가 각각 발견됐다. 2015학년도에는 외국어영역과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에서 나왔다. 2017학년도는 한국사와 물리Ⅱ에서 오류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