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정부가 코로나 '3차 대유행'을 잡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시다발적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제서야 단계 격상을 한 것에 대해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8일 0시부터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거리 두기가 강화된다고 밝혔다.
기존 방역 조치에서 0.5단계씩 강도를 높인 것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조치를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도 확산세를 쉽게 누그러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적어도 1∼2주 전에 단계를 올렸어야 한다"면서 "2.5단계 격상 효과는 2주가량 지나야 나올 텐데, 그러는 사이 1천 명까지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파 양상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할 때 거리 두기 격상 효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유행의 여파가 3월까지 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 방역 수칙 준수와 빠른 검사도 전파 차단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가족이나 친척 간 모임이 오히려 앞으로의 가장 큰 복병"이라며 "거리 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은 방역 일부분이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학적인 연관성이나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 기준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정부가 집계하는 위·중증 환자 병상 현황이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문제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