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한국영화에선 천만쯤 관객이 동원되어야 성공한 영화라는 인식이 강박관념처럼 퍼져 있는 듯하다.
이상하게도 천만이 넘었다는 소식이 미디어에 퍼지면 그때부턴 더 많은 관객이 동원되는 꼭 봐야 하는 필수 영화가 돼버리니 배급사나 제작진은 천만을 넘기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작품성과 재미, 배우의 열연이 갖춰있어도 천만 관객을 동원하지 못하면 '잘 만든 영화'들 사이에 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코앞에서 '천만 영화' 타이틀을 놓쳐 모두를 안타깝게 한 한국영화 6편을 소개한다.
1. 설국열차 (관객수: 9,350,227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영화 개봉 전부터 언론에서 천만을 기대했던 영화 설국열차.
천만을 넘은 전작 봉준호 감독의 '괴물' 때문인지 개봉 전부터 천만 컴플렉스에 빠져 버린 설국열차는 관객 9,350,227명을 동원해 천만을 넘지 못한 안타까운 영화가 되어 버렸다.
감독: 봉준호 / 출연: 송강호,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2. 관상 (관객수: 9,135,702)
via 영화 ' 관상' 포스터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면에서나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끝내 아슬아슬하게 천만을 넘지 못했던 영화.
'왕의 남자'나 '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관상'이 사극 영화 중 세 번째로 천만을 넘을 것이라 예측됐지만, 끝내 넘지 못하고 9,135,702로 접어야 했다.
감독: 한재림 / 출연: 송강호,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3.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관객수: 8,666,046)
via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포스터
2014년 '명량'이 대한민국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을 때 비슷하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해적'도 흥행할 것이라 기대하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8,666,046이라는 관객을 모은 것은 어쩌면 놀랄만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감독:이석훈 / 출연: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
4. 수상한 그녀 (관객수: 8,658,718)
20대 초반의 심은경을 주연으로 흥행배우 없이 8,658,718명의 관객을 일궈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수상한 그녀는' 천만을 넘지 못했을 뿐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하는 환경 속에서 장기 상영되며 사랑받았다.
감독: 황동혁 /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5. 과속 스캔들 (관객수: 8,223,266)
블록 버스터가 아닌 드라마 장르로, 빠듯한 제작비와 스타 배우 없이 입소문으로만 8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이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박보영을 캐스팅해 스타의 반열로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 강혈철 / 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6. 국가대표 (관객수: 8,035,181)
via 영화 '국가 대표' 스틸컷
스포츠 장르 영화는 높은 관객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깬 작품이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로 800만을 넘긴 영화이다. 아쉬움은 있지만 스포츠의 영화의 천만 관객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이다.
감독: 김용화 / 출연: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