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조직폭력배들이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파주 용주골에 지적장애 여성들을 불법으로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폭력배원들은 지적장애 여성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라고 꼬셔 용주골에 돈을 받고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일당이 지적장애 여성들을 유인해 파주 용주골에 돈을 받고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기관 확인 결과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 여성은 3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4·6·7월 세 차례에 걸쳐 성매매 업소로 넘겨졌다.
피의자들은 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의 '보스' 격인 A씨의 지시를 받고, 전남지역에서 노래방 도우미 등으로 일하던 여성들을 꾀어 "돈을 잘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용주골로 데려갔다.
이렇게 용주골로 넘겨진 여성들은 선불금에 얽메여 성 착취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가로 피의자들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소개비를 챙겼다. 또 경비 명목으로 한 사람당 50만원씩 받아내기도 했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검거한 피의자는 최소 10여명으로 성매매 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은 '21세기형 인신매매'로 분류돼 형법 제288조(추행 등 목적 약취, 유인 등)의 2항 등이 적용됐다.
288조의 2항은 노동력 착취, 성매매와 성적 착취, 장기 적출을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하거나 유인한 사람에게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검거·송치 인원 등은 수사기관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본청에서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면서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용주골로 팔려 간 지적장애 피해자는 이들 말고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확보된 3명을 포함해 총 10여명 정도의 지적장애인이 업소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 여성 대부분이 수사에 비협조적이라 경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이 자신의 남자친구 또는 지인들이다 보니 피해자들이 증언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해당 사건의 피해자를 전담 지원하는 인권단체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지원에 나서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피해자들은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