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호주의 한 방송사가 대놓고 중국의 식(食)문화를 조롱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양국 간 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논란거리가 하나 추가됐다.
최근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호주 공영방송에서 중국의 식문화를 조롱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공영방송인 ABC의 어린이채널은 최근 '끔찍한 역사'(Horrible Historie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의 식문화를 조명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백인 여배우는 당나라 시대(618~907) 중국 황후를 연기한다. 현대인 두 명은 그가 식사하는 걸 지켜보는데, 황후의 식탁 위 접시엔 곤충, 쥐 등이 놓여 있다.
현대인 두 명이 역겨워하는 반응을 보이자 황후는 당시 중국에선 곤충을 먹는 것이 "완전히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방송이 끝나자 호주에서는 중국계 호주인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청원 사이트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삭제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중국에서도 날선 반응은 이어졌다. 네티즌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이런 인종차별적인 행동은 너무나 편협한 행동"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ABC 방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BC 방송의 '벌레 식사' 장면은 양국 간 감정싸움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과 호주는 최근 코로나19가 촉발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는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하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호주의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았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호주산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관은 "중국은 화가 났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면 중국은 적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호주 측에 전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