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간]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퍼스트 셀'

인사이트사진 제공 = 윌북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평생 암 환자를 치료하고, 암 연구에 헌신해온 세계적 종양 전문의 아즈라 라자의 책 '퍼스트 셀'은 환자를 살리는 암 연구와 치료로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아마존과 스미소니언이 '2019년 최고의 과학 책'으로 선정했고,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네이처'에서 추천했으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의사인 퓰리처상 수상자 싯다르타 무케르지가 권하는 책이다.

한국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남궁인이 감수를 맡았고, 추천의 글을 썼다.


아즈라 라자가 말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마지막 암세포가 아니라, 첫 번째 암세포를 찾아야 한다" 현재 의료계는 암 세포가 퍼진 상태에서 마지막 암세포를 찾아 그것을 죽이기 위한 치료를 한다.


결국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환자의 몸 전체가 고통을 받는, 이른바 '치료가 환자를 죽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환자들은 여기저기 등장하는 신약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흔들리고, 종국에 가서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채 생을 마치고 만다.


저자는 악성의 세포로 자라나기 전에 첫 번째 암세포, 즉 퍼스트 셀을 찾아내 박멸하는 방식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장한다.


첫 번째 암세포의 생성을 찾는 방향으로 모든 암 연구, 암치료, 암 예방의 포커스를 돌려놓자는 것이다.


라자 박사는 묻는다. "왜 과학은 환자들의 고통에 침묵하는가?" 이 책에서 고통 속에서 떠나보내야 했던 환자들, 그리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놓는다.


독자들은 환자들의 고통을 마주하는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를 함께 느끼게 되며, 어느새 묵직한 감동이 찾아온다.


암 연구의 현재를 조명하는 책인 동시에,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와 환자의 현실을 기록한 가슴 아픈 이야기다.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저자의 필력이 곳곳에서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