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한 역사 내 공중화장실이 가림막도 없이 노출돼 있다는 민원에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자는 민원인에게 "누가 일부러 보려고 하지 않는 한 보이지 않는다"거나 "일부러 남자 화장실을 쳐다보는 여자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최근 디시인사이드에는 '이촌역 남자 화장실 노출로 서울교통공사 담당자와 싸우고 있는 게 자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최근 지하철 4호선인 이촌역을 이용하다 다소 불쾌한 경험을 했다. 화장실에 칸막이가 없어 소변을 보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A씨는 곧장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서울교통공사에도 전화를 걸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담당자는 "누가 일부러 보지 않는 한 보이지가 않는다"며 "어떤 여자가 남자 화장실을 일부러 쳐다보겠냐"고 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람의 뒷모습은 보일 수 있다. 그런 구조로 돼 있는 화장실은 많다"며 "이게 뭐가 문제가 되는지를 알려달라. 그렇다면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다만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화장실 출입구는 복도나 도로 등을 통행하는 사람 등에게 화장실 내부가 직접 보이지 않도록 설치해야 한다.
2018년 개정된 규정이라 제재를 받진 않지만,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투명한 재질의 유리문 등을 반투명 재질로 개선ㆍ보완 등의 조치가 이뤄지도록 최소한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공사 측의 무성의한 답변은 A씨를 더 분노하게 했다. 그는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국민권익위원회에도 민원을 넣는 등 화장실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A씨의 문제 제기에 서울교통공사는 6일 화장실에 스크린 가림막을 설치했다. 또 문제의 발언을 한 담당자 역시 A씨에게 사과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제를 인지하고 진작 해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 때우기 답변을 한 부분이 아쉬웠다"며 "2009년부터 화장실이 저랬다는데, 얼렁뚱땅 넘어간 건지, 민원이 없었던 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