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육군사관학교가 배출한 최초의 여성 장교 강유미 대령이 과거 군 내 성차별과 젠더 갈등에 대해 밝힌 소신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7년 3월 8일 강 대령(당시 중령)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군이 개최한 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위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많은 여군이 군에서 느낀 성차별에 대해 털어놨다. 그런데 한 군인은 성차별보다 성평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당당하게 소신을 드러낸 이 여군이 바로 강 대령이었다. 그는 "여군 정책은 여군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여성과 남성의 갈등만 조장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군이 빠지는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남군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가. 그래서 여군이 미안하지 않으면서 근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군에게 혜택을 주면 상대적으로 남군에게 피해가 생기고, 이 같은 피해가 군 내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자리에 참석한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굉장히 일부분이고 느끼지 못한 것이 많이 있었다는 걸 느끼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대령은 실제로 '여군 프리미엄'을 매우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장교 최초로 사법시험에 도전장을 내민 것 역시 여군이 아닌 군인으로서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그는 2사단에서 소대장과 인사 장교를 마친 뒤 2005년부터 서울대 법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 위탁 교육을 받았으며, 4년 만에 사시 문턱을 넘었다.
이후 육군본부 법제실 작전장교와 방위사업청 법무실 법무참모를 거쳐 육군 법무실 고등검찰부 기획고등군검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군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 강 대령의 소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어디서나 "여군 개개인이 전체 여군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년간 스스로 모범이 돼 여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온 강 대령의 이 같은 소신은 남군과 여군 모두에게 여전히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