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강제 노역' 시달리는 북한 초등생들이 "의무 노동"하고 있다며 미화한 통일부

인사이트故 에릭 탈매지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통일부가 어린이 노동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방과 후 활동을 소개하며 '사회의무 노동'이라는 순화 표현을 썼다.


이를 두고 북한의 강제 노동을 과하게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통일부는 인스타그램에 '북한 학생들은 방과 후에 무엇을 할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북한 학생들이 방과 후 다양한 활동으로 '사회의무 노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통일부


인사이트故 에릭 탈매지


'사회의무 노동'이란 방과 후 모내기, 나무 심기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부는 이를 두고 "학생들에게 교육과 생산노동의 결함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게시물 그림에는 북한의 어린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사회의무 노동을 하는 모습도 함께 담겼다.


그림 속 어린이들에는 "저는 방과 후에 사회의무 노동으로 나무 심기를 해요", "초금중학교에 다니는 저는 봄엔 나무 심기, 가을엔 나무 열매 따기를 한답니다"라고 밝은 어투의 말풍선이 달렸다.


통일부는 "방과 후 활동은 조금씩 다르지만 언젠가 남북한 학생들이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함께 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게시물을 마무리했다.


인사이트World Food Programme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이 노동'이 심각한 북한의 실태를 지나치게 순화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통일부가 북한의 강제노동을 미화하나", "강제노동을 의무라는 단어로 대체하나", "우리도 하자 하면 학부모들이 뭐라고 반응하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북한은 매년 국제사회로부터 아동에 노동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 노동부가 발간한 '2020 아동노동-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목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통해 벽돌과 시멘트, 석탄, 섬유, 목재, 금, 철 등 7가지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노동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심지어 영양실조와 탈진으로 성장에 장애 요인이 된다"는 보고가 담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