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생일을 하루 앞두고 떠난 故 박지선에 대한 추모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의 과거 미담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그우먼 박지선 선생님께"라는 제목이 달린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현재 대학교 3학년 학생으로,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부터 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어머니는 쓰러진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자녀들을 돌볼 여력이 없었고, 때문에 장녀였던 A씨가 두 동생을 도맡아 키우다시피 했다.
밀린 집안일에 동생들을 먹이고 씻기고 입히느라 A씨에게는 공부할 시간도 없었고, 자연히 학교와는 멀어지게 됐다.
그런 A씨에게 손을 내밀어 준 건 국어 선생님이었다.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문제집 비용과 급식비 등 공부에 필요한 비용들을 지원받았지만, A씨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A씨는 "당시 선생님은 결혼 준비중이셨고, 선생님도 엄청 재력이 좋거나 지원을 계속 해주실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이제 저 혼자 공부하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A씨의 딱한 사정은 국어 선생님의 대학교 과 동기였던 박지선에게도 전해졌다. A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그는 흔쾌히 지원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A씨는 "박지선 선생님은 제가 사람으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 주셨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우쳐 주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뵈었을 때 호칭을 뭐라고 할지 몰라 '국어 선생님의 친구이시니까 똑같이 선생님이라고 부를까요?' 라고 물어봤을 때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너무 아른거린다"고 말했다.
A씨는 "박지선 선생님의 8년 전 그 사랑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 자리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다"라면서 "사춘기 시절 누구보다 힘이 되어 주셨던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개그우먼으로서뿐만 아니라 정말 좋은 분이셨네요", "마음 아픈 글인데 부디 잘 버티시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