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을 가엽게 여긴 주인이 특별한 호의를 베풀었다.
손님이 기본 2인분인 비지찌개를 주문하자 무려 11첩 반상을 대접했다. 개인화, 파편화가 일상화된 요즘 흔치 않은 호의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혼밥하러 갔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하고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가 소개한 식당은 경기 부천시의 한 백반집이다. 1996년쯤 문을 열었으며, 26년간 부천시민의 든든한 한끼를 책임져왔다.
A씨가 방문한 이날도 식당에서는 따뜻한 한 끼를 제공했다. 혼자 2인분인 비지찌개를 주문한 A씨에게 먼저 제육볶음을 내왔다.
이어 밥과 비지찌개, 계란말이, 양배추쌈까지 11첩 반상이 차례로 식탁에 놓였다. 주문에 착오가 있었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계산서에는 8천원짜리 비지찌개만 찍혀 있었다.
그는 "저는 그저 8천원짜리 혼밥 가볍게 하러 왔을 뿐인데 무슨 11첩 수라상을 내온단 말이냐"며 "밥그릇을 좀 봐라. 일반 밥그릇의 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다 먹어보려 했지만,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부디 가셔서 제 복수를 해달라. (먹어서) 혼내 달라"고 요청했다.
식당의 호의가 더 값지게 느껴지는 건 최근 혼밥족이 많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흔하디흔한 혼밥족에게 11첩 반상을 내준 사연에서는 그간 식당의 따뜻한 인심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혼밥족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107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4.5%만 '집에서 혼밥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젊은 층(10대 21%, 20대 21.5%, 30대 15.5%, 40대 11%, 50대 9.5%)이 집에서도 혼자 밥을 먹는 게 편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