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다음 생에도 아빠 아들 할게요"…北 피격 공무원 아들이 아빠에게 보낸 편지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래진씨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는 숨진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한 추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집회 전 아들이 아빠에게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다. 아들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아들은 "공부 잘되냐고 물어보시던 아빠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해본 적 없는데,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며 편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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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람들은 (아빠가)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계실 거라고 말을 하지만 내가 아는 아빠는 눈도 감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지도 못하고 계실 거라 생각되네요"라고 했다.


피살 공무원에 대해 ‘월북’이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해경에 강한 불만을 표현한 대목도 있다.


이군은 "대통령 할아버지가 진실을 밝혀 아빠의 명예를 찾아주겠노라 약속을 하셨음에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증거라고 내세우는 해양경찰의 발표가 저를 무너지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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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빠 오면 줄 거라고 편지를 쓰고 아빠 얼굴을 그리고 있는 동생을 볼 때마다 나중에 저 아이에게 아빠가 살해당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라고 덧붙였다.


무기력한 상황에 대한 답답함도 표현했다. 이군은 "제가 좀 더 힘이 센 어른이었다면, 아빠를 찾아달라고, 아빠를 죽게 만든 사람을 벌해달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외쳤을 텐데 이런 편지밖에 쓰지 못하는 저를 용서하세요"라며 "그 무엇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믿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언젠가 다시 꼭 만나요. 다시 만나는 그날 잘했다고 힘껏 안아주세요. 다음생이 있다면 그때도 다시 아빠아들 할게요"라며 편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