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를 몸소 보여준 55세 남성이 등장했다.
그는 고시공부 28년 끝에 꿈에 그리던 변호사가 돼 창창한 인생 2막을 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독특한 이력서' 특집으로 꾸려졌다. 이날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한 권진성 변호사는 담담하게 28년 고시 기록을 전했다.
권진성 변호사는 어릴 적 선생님이 꿈이었지만 형의 권유로 법대를 가게 됐다며 법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사법시험 1차를 합격하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2차에 떨어졌다. 첫 딸아이를 낳았을 때도 떨어졌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지만 꿈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권 변호사는 변호사 시험 합격 전까지 로스쿨 수업까지 이수하며 한 우물만 팠다.
공부에만 집중하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기에 생활비를 마련해야만 했다.
그는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장학금을 타면서 학교에 다녔다. 야간에는 경비 일을 하고, 낮에는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에 잠시 휴식을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끝없는 노력 끝에 지난 4월 그는 28년 만에 변호사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그는 옆에서 누구보다도 애간장이 탔을 어머니에게 가장 먼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왈칵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너무 죄송하고 미안해서 안 나오더라. 합격은 했지만 큰 불효를 저질렀다"라며 속상했던 마음을 토로했다.
이제 권 변호사가 효도할 일만 남았는데 하늘은 무심하게도 어머니를 빨리 데려갔다.
권 변호사는 "합격 발표를 듣고 2개월 뒤에 돌아가셨다. 합격을 마지막까지 기다려주신 게 아닌가 싶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가장 맛있는 음식들을 사드리고 싶다"라고 고백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또 그는 영상 편지를 통해 "어머니 저 둘째 아들 진성이에요. 변호사 권진성입니다. 어머니 너무 죄송해요. 너무 늦게 됐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고 어머니 만나러 갈게요. 그때까지 평안하시고 건강하십시오"라며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