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전염병 시대의 다양한 민낯을 '전지적 확진자 시점'으로 들여다본 에세이 '코로나에 걸려버렸다'가 출간됐다.
저자는 50일간의 투병 후 완치되어 퇴원했지만, 여전히 확진자의 삶을 살아야 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입원 하는 동안 미뤄놓았던 헬스 PT도 방역이라는 이유로 2주 후에야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다.
완치자들은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사투를 끝내고 완치 후 사회에 돌아와도 무섭다고, 부주의했다고, 이기적이었다고, 신뢰를 잃었다며 비난을 받으며 교묘하게, 때론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또다시 격리된다.
모두가 머리로는 완치자에게 항체가 생겼다는 것을 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안에 불신과 두려움을 키우고. 두려움이이란 또 다른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차별과 배제를 낳는다.
저자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통한 전염병 정복에 그치지 않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가능한 한 모든 이들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해야 이 위기가 종식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전 지구적 위기인 탓에 세계 곳곳에 있는 저자의 친구들이 공감의 이야기를 전했다. 싱가포르의 친구는 락다운으로 집콕생활을 하는 탓에 저자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스스한 머리를 방치 중이었고, 미국 친구는 저자와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검사비와 치료비가 걱정돼 자가격리를 하며 해열제로 간신히 버텨야 했다.
부산의 누나는 장기 출혈이 우려되는 질병에 걸린 남편과 생후 1년이 안 된 어린 자녀 때문에 바이러스가 사라질 때까지 집 문을 열지 않기로 결심했다. 저자의 동선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헤어디자이너는 프리랜서인 탓에 월세 걱정부터 해야 했다.
그 밖에도 코로나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종사자 친구들과 마스크 대란을 온몸으로 경험한 약사까지, 주변 곳곳에 코로나로 인해 크고 작은 어려움을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