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복도식 '전세 아파트'에 세입자 10팀 줄서서 '제비뽑기'로 정하는 서울 부동산 근황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소 2년은 살아야 할 내 안식처를 구하는 데 '제비뽑기'를 해야 하는 나라가 있다면 어떨까.


"그게 나라냐"라는 말이 단번에 나오겠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현실에 놓여있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로 최악의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한 복도식 아파트 현장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10명 정도의 시민이 한 집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모두 전셋집을 보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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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올린 A씨는 "친정 오빠네 전셋집 보러 같이 다녀왔는데 9팀이 줄 서서 들어갔다"라면서 "부동산에서는 5명이 가위바위보+제비뽑기를 해서 계약할 사람을 뽑았다"라고 말했다.


A씨의 친정 오빠는 '꽝'이 나와서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전세 씨가 말랐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면서 "지금 이사 준비하시는 분들 정말 힘들겠다. 진짜 무시무시하다"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너무 부족하고, 기존 세입자가 30분 동안만 집을 볼 수 있다고 조건을 걸어 사람이 몰렸다"라고 설명했다.


확인 결과 해당 아파트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였으며, 1993년 입주해 약 1천 세대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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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은 딱 5채. 14평짜리가 4채였고, 21평짜리가 1채였다. 사진 속 매물은 21평짜리였다.


전세 가격은 올해 초 2억 9천만원에서 10월 기준 약 3억 4천만원 정도로 알려진다. 무려 5천만원이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실수요자들에 따르면 전세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7월말 문재인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임대차법을 개정한 뒤 매물이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있다고 한다.


전셋값도 67주 연속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인사이트


지난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서울전세수급지수는 192. 역대 최악이라고 일컬어지는 2013년 전세난 때 나온 196.9와 가까워졌다.


한 전문가는 "새 임대차법 시행 뒤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부동산 정책 전반을 관할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세 대란의 피해자(?)로 알려졌다.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을 빼줘야 할 형편이며, 내년(2021년) 1월 이사를 해야 하는데 아직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