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도로 위를 마치 내 세상인 듯 쌩쌩 달리는 과속 차량 운전자들.
이들은 레이싱 대회라도 출전한 드라이버마냥 이 차와 저 차 사이를 가로지르며 위험천만한 운전을 즐긴다.
대다수는 스포츠카 운전자들이 과속 운전을 즐길 거라 여긴다. 최고 시속 490km를 자랑하는 부가티 시론이나 람보르기니 같은 차량 운전자들 말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빠른(?) 차는 스포츠카가 아닌 속칭 '포터르기니'로 불리며 라이더들의 숨겨진 야생마로 여겨지는 현대의 포터였다.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초과속 단속에 걸린 차량은 총 933대다.
이 중 최고속도로 질주하다 단속에 걸린 차량은 2016년 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방향 70.2km 지점에서 적발된 포터2다. 단속 시간은 오전 6시 50분이며 위반 속도는 무려 시속 247km다.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전 구간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100km다. 이 포터 운전자는 제한속도보다 147km나 초과해 달렸다.
이른 시간이라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는 틈을 타 홀로 광란의 질주를 벌였다. 다행히 사고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우선 한쪽은 포터의 '미친' 성능에 감탄했다. 그 누구도 포터가 시속 247km의 속도를 도로에서 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포터 계기반 속도 게이지에는 최고 시속이 180km까지만 표시돼 있다.
사실 봉고와 버금갈 정도로 조작이 간단한데도 순간 속도와 마력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라 이전부터 자동차 마니아들은 포터를 두고 '포터르기니 무얼실을라고', '포터르기니 앞에타도르' 등의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다만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소형이나 중형 차가 아닌 대형트럭이 200km 넘는 초과속 운전을 하다가 사고라도 냈다면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비판 섞인 반응이었다.
또한 포터가 이 정도 속도를 냈다는 건 분명 '불법튜닝'의 힘을 빌렸을 거라는 추측도 나왔다.
한편 초과속 차량은 추돌사고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과태료는 대형차량이 최고 14만원, 승용차는 최고 13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치고 있다.
다만 오는 12월 10일부터는 제한속도보다 시속 100km를 초과해 운전하다가 3번 이상 적발되면 최대 1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