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제발 아이를 돌려주세요"···실종된 딸 '물건' 하나도 안 버리고 20년이나 기다린 아버지

인사이트영화 '증발'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살아 있다면 제 딸은 26살입니다.."


어린 딸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아버지의 황망한 심경을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증발'이 29일에 개봉된다.


'증발'은 국내 최초 장기실종아동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20년 전 딸(최준원)을 잃어버린 아버지 최용진 씨의 모습이 담겼다.


김성민 감독은 해당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해 무려 7년이나 고민하고,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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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증발'


2000년 4월 4일 서울 망우1동 염광아파트 놀이터 부근에서 최용진 씨의 둘째 딸 최준원 양이 실종됐다.


청바지와 주황색 쫄바지를 입고 제집처럼 드나들던 중국집을 하는 친구 승일이네에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여섯 살의 준원이는 스물여섯 살이 되었을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버지 최용진 씨의 애끓는 추적은 바로 이날부터 시작된다.


하루아침에 둘째 딸을 잃어버린 아빠 최용진 씨는 눈물을 흘리며 준원이를 찾아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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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증발'


그는 전단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제보 전화가 들어올 때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의심 가는 사람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딸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사건 당시 준원이가 뛰놀던 아파트 주변과 거리 등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점도 수사의 난항을 겪게 했고, 추적할 만한 별다른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은 준원이 사건에만 매달릴 수 없었던 경찰은 전국에 수배만 내려놓은 채 사실상 수사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딸을 포기할 수 없었던 최용진 씨는 경찰을 대신해 직접 사건을 분석해 벌써 다섯 권이 넘는 수사 노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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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증발'


최용진 씨가 꾹꾹 눌러 쓴 수사 노트에는 딸을 잃은 상실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보는 이의 가슴까지 뭉클하게 만든다.


최준원 양의 실종으로 최용진 씨의 삶만 망가진 게 아니다.


그의 가족도 고통에 시달리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준원 양이 사라진 후 가족들은 웃으며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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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최준원 양의 실종 당시 모습과 현재 추정 모습 / 영화 '증발'


최준원 양의 물건도 돌아올 그날을 위해 여전히 간직 중이다.


가족은 준원이에 대한 기억이 점점 사라져 가는 만큼 그만 잊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나는 잊히지가 않는다"며 묵묵히 딸을 찾아다니는 아버지를 모른체할 수 없다.


최용진 씨 가족의 시간은 최준원 양이 사라진 2000년 4월 4일에 멈춰 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추석 명절인 오늘(2일)도 거리 곳곳을 헤매고 있을 최용진 씨 가족의 가슴 아픈 모습은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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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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