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군 생활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거쳤을 직위 '분대장'.
군대는 병 상호 간 명령·지시를 할 수 없지만 유일하게 분대장만은 분대원들에게 명령이 가능하다.
직위가 분명하게 보장되는 만큼 분명 책임감도 필요하고 여러 고충도 겪기 마련이다.
늘 다른 분대원보다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분대원들이 잘못이라도 하면 가장 먼저 문책을 받는 직위 역시 분대장이다.
오늘은 분대장 출신 군필자들은 격하게 공감하는 분대장들의 고충들을 모아봤다.
1. 일병 분대장의 설움
보통 분대장은 분대에서 그나마 '짬'이 가장 높은 병장 혹은 상병이 맡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분대 최선임자와 차선임자의 계급 차가 클 경우, 최선임자가 전역하면 차선임자가 분대장을 맡을 때가 있다.
이 경우 일병이 분대장을 달 수도 있는데, 그때부터 해당 분대는 몇 달간 최악의 군 생활을 보내게 된다. 계급이 낮은 일병 분대장이 모든 작업과 궂은 일을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2. 일과 집합 시 각종 적발 1순위
전역이 다가오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바로 두발 상태다.
군인으로서 청결하고 단정한 두발은 필수적이나, 전역이 머지 않은 만큼 조금이라도 머리가 긴 상태로 나가려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간부의 눈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다니거나 아예 모자를 쓰고 다니고는 하는데, 분대장의 경우 매일 집합 시 맨 앞에서 얼굴을 간부들에게 비춰야 하기에 적발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행보관이 "000 분대장 머리 깎게 행정반으로 와라"고 말할 때도 있다.
3. 욕 먹기 가장 좋은 포지션
분대장은 그 어느 직위보다도 욕 먹기 좋은 포지션이다.
분대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기에 분대원의 실수 한 번이 불러오는 화살은 그대로 분대장에게 날아가게 된다.
분대원 관리도 그들의 임무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4. 분대장 일지 작성
의외로 분대장 출신 예비역들은 군 생활 중 분대장 일지를 작성하는 게 제일 귀찮고 어려웠다고 입을 모은다.
매번 특이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항상 같은 내용만 적으면 간부들에게 지적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몇몇 분대장은 일지에 소설(?)을 적기도 했고 작은 내용도 크게 부풀려 분대장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듯하게 꾸며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