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중국의 일부 조선족 학교가 9월 새 학기부터 한글을 뺀 교재를 써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강조한 민족 통합 교육의 일환이라는데, 조선족 사회에서 한글 교육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랴오닝(遼寧)성 등 중국의 일부 조선족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9월 신학기부터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만든 '어문(語文)' 교과서를 쓰고 있다
조선족 학교에서는 그간 옌볜(延邊)교육출판사가 만든 '한어(漢語·중국어)' 교과서를 써왔다. 한어 교과서에는 중국어뿐만 아니라 한글 설명도 함께 병기돼 있다.
반면 인민교육출판사 교과서는 중국 당국이 전국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국가 표준 교과서다. 중국 소수민족 학교들은 그간 자기 언어가 들어간 교과서를 사용해왔다.
교과서가 변경되면서 중국 대입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조선어 시험이 없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소수민족 우대 정책에 따라 소수민족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자기 언어로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高考)를 치른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족과 같은 중국 표준 교재를 쓰고 대입도 통일되면 결국 초·중·고에서 조선어 교육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내 조선족 수는 183만명(2010년 기준)이지만 조선족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랴오닝,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 조선족 학교의 올해 대입 수험생은 총 2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조선족 학교의 교과서 변경은 중국 중앙정부가 강조하는 '민족 단결 교육'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된 2017년 19차 당대회부터 국가 통일과 사회 안정을 위해 교육에서 민족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9월 '전국 민족 단결 진보 표창대회' 연설에서 "중화민족은 한 가정이고, 함께 중국몽(中國夢)을 건설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