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살인과 성폭력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공소시효가 임박할 때까지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들이 있다.
이에 경찰은 매년 5월과 11월에 공개수배위원회를 열어 공개수배 전단에 담을 피의자 20명을 선정한다.
공개수배 전단에는 피의자의 이름과 혐의, 사진, 체격 등 구체적인 정보가 포함되는데, 이 때문인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수배 전단에 올라간 피의자들 절반 가량이 검거됐다.
하지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는 강력 범죄자가 3명이나 된다.
황주연
2008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전처를 살해한 뒤 도주한 황주연은 12년째 검거되지 않고 있다.
당시 황씨는 전처뿐만 아니라 전처와 함께 있던 남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전처는 숨졌지만 중상을 입은 남성은 몇 달 후 깨어났다.
10년 넘게 수배 전단 1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범죄자들이 경찰에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나는 안 잡힐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황씨의 행적을 다뤘는데, 해당 방송에 출연했던 전문가들은 "황씨가 신분을 숨기고 국내에 은신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성치영
성치영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이삿짐센터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성씨는 자신에게 "도박 자금으로 빌려준 50만 원을 갚으라"고 말한 이삿짐센터 업주의 동생을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성씨가 희귀질환인 베체트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베체트병 치료제를 처방받은 건강보험 환자 명단을 전수조했으나 성씨를 찾지 못했다.
베체트병은 전신에 반복적으로 궤양이 생기는 만성 질환으로, 눈 안에 염증이 생길 경우에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어 이 병에 걸린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씨는 10년 넘게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박종윤
박종윤은 공범 1명과 함께 2007년 서울 송파구에서 피해자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도박으로 큰 빚을 지고 있던 박씨와 공범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이불에 싸서 유기했다.
이 사건은 2009년 피해자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는데, 공범은 검거됐지만 박씨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