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세계적 거장 히사이시 조, 6년 만의 컴백...완고한 고집 꺾고 '해수의 아이' 선택한 이유는?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이브로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세계적 거장 히사이시 조가 '해수의 아이'의 음악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잇는 새로운 레전드 영화 음악의 탄생에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해수의 아이'는 외로운 소녀 '루카'가 신비한 바다소년 '우미'와 '소라'를 만나 함께한 여름날의 환상 동화를 그린 작품으로, 깊고 푸른 바다의 세계를 한층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그의 음악은 영화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히사이시 조는 자신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존재가 크다는 이유로 최대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절해왔는데 그 고집을 꺾고 6년 만에 선택한 작품이 바로 '해수의 아이'다.


4년 동안 지치지 않고 부탁한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의 열정과 아름다운 영상미에 반한 히사이시 조는 오랫동안 고수해온 방침을 거두고 참여를 결정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의 전설을 이을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완성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이브로


무엇보다 그의 창작욕을 자극한 것은 '해수의 아이'에 담긴 깊이 있는 주제와 다양한 상징이었다.


히사이시 조는 "'해수의 아이'에는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는 재미가 있어요.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제대로 북돋기 때문에 감각의 안테나를 세울수록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작품이기에 음악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작업 동기를 밝혔다.


또한 "기본적으로 영화 음악은 상황에 맞추거나 감정에 기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선 그 어느 쪽도 하지 않았어요. 모든 것에서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음악이 극의 반주처럼 돼버리면 재미가 없어져요. 달리면 빠른 음악, 울면 슬픈 음악 같은 건 효과음의 연장선 같지 않나요?"라며 '해수의 아이'를 통해 자신이 추구해온 미니멀리즘 음악의 극치를 선보였음을 시사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이브로


작업 당시 유럽 투어를 앞두고 있던 그는 3주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풍성하고 신비로운 곡조들로 '해수의 아이'를 가득 채우며 천재적 능력을 발휘했다.


완성된 음악을 들은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은 "그의 음악을 통해 작품 전체의 색감이 선명해졌습니다. 작품의 컷이나 장면,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있던 것들이 음악을 통해 꿰매진 느낌입니다"라고 극찬했다.


특히 "장면의 분위기나 캐릭터의 심정을 나타내면서도 결코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 거리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라며 히사이시 조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큰 만족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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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이브로


음향 감독인 카사마츠 코지 역시 "히사이시 조 선생님의 음악을 축으로 전체 음을 구축했습니다. 음악의 가장 멋진 부분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도록 소리를 구성했죠. 일종의 음악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입니다"라고 말하며 음악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압도적 비주얼의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황홀한 음악으로 듣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명품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는 2020년 10월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