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왓챠가 공개한 정치 드라마 '미세스 아메리카'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또 한번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 드라마에서 미국 극우 보수 정치인 '필리스 슐래플리'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1990년 금발의 치어리더 역할로 연기를 시작한 케이트 블란쳇은 한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연기 커리어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순전히 운이 좋았다"며 "항상 남들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정상의 범주에서 떨어진 인물을 연기하는 것을 즐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80여편이 넘는 작품을 하는 동안 매번 새로운 인물에 도전했는데, 그중에서도 케이트 블란쳇이 가장 빛났던 캐릭터를 소개한다.
영화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의 각기 다른 7개의 자아를 6명의 배우가 담아낸 전기 영화다.
케이트 블란쳇은 밥 딜런이 음악적 변신으로 팬들과 미디어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받던 시기의 자아 '쥬드'로 분했다.
출연진 목록에서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이름을 보지 못했더라면 그녀의 출연 여부를 알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쥬드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이트 블란쳇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성별을 넘나드는 그녀의 놀라운 연기력이 돋보인 작품이다.
영화 '블루 재스민'은 케이트 블란쳇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재스민' 역을 맡아 상위 1%의 부유한 삶을 살다 이혼과 파산으로 한 순간에 빈털터리가 된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을 내뱉다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분노하는 등 복잡다단한 심리를 이렇게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케이트 블란쳇 뿐이다.
화면을 꽉 채운 케이트 블란쳇의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캐롤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겠구나'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서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캐롤과 테레즈,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영화 '캐롤'은 케이트 블란쳇의 인생작이라고 꼽힐 만큼 전 세계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처음 캐롤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케이트 블란쳇이 만들어낸 눈빛만으로 설렘, 사랑, 상실, 질투 등 사랑에 빠진 모두가 겪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케이트 블란쳇은 다시 한번 완전히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1970년대 가장 미움 받았던 실존 인물 '필리스 슐래플리'로 변신한 그녀는 "필리스 슐래플리와 그 주변 인물들이 왜 그렇게 평등해진다는 개념을 두려워했던건지 알고 싶었다"며 '미세스 아메리카'를 선택한 계기를 설명했다.
'미세스 아메리카'는 존재감 없는 보수 비주류에서 미국 정치판을 뒤흔든 요주의 인물로 거듭난 '필리스 슐래플리'를 중심으로 1970년대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성평등 헌법수정안(ERA)'이 비준 승인이 확실했던 상황에서 어떻게 좌절됐는지 집중 조명한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케이트 블란쳇은 없고 시대의 빌런 필리스 슐래플리만 기억 속에 남는다. 논란의 인물인 필리스 슐래플리를 완벽하게 재현한 케이트 블란쳇은 이번 드라마로 생애 처음 에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관심을 받고 있다.
필리스 슐래플리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온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볼 수 있는 '미세스 아메리카'는 왓챠에서 2021년 1월까지 독점 선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