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청와대에서 의도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시무 7조 상소문'이 다시 공개됐다.
신하가 왕에게 올리는 상소문 형식을 빌린 '시무 7조'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정부 관료들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지난 12일 '塵人(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27일 오후 4시 30분 기준 9만 명에 육박하는 참여를 이끌었다. 마감일은 오는 9월 26일이다.
앞서 26일까지 '시무 7조 상소문'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검색과 추천순 게시글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청와대에서 의도적으로 글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7일 "정상 절차에 따라 글의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는데 이날 오후부터 검색을 통해서도 해당 글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자신을 '진인 조은산'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언급하면서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 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 탁상공론을 거듭하고 말장난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또한 부동산 정책의 잘못을 꼬집으며 정부 관료들을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제시한 '시무 7조'는 다음과 같다.
1.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7가지를 제시한 글쓴이는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옵시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인의 천한 글재주로 일필휘지하지 못해 삼라만상을 담지는 못하였으나 우국충정을 담아 피와 눈물로 대신하오니 다만 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