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많이 먹는데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살이 찐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오랜만에 몸무게를 쟀는데 체중이 늘어나 있다면, 당신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슨 생각이 떠오를까.
"요새, 내가 뭘 먹었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고칼로리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살이 찔까봐 조심하며 식단을 관리했는데도 몸무게가 늘어나 있다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혹시 '이 약'을 먹지는 않는지 잘 돌이켜보자. 아래 소개할 약들은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들이다.
다만 살이 찌게 한다고 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말자.
몸이 어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니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항우울제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한 사람 중 약 25%는 체중 증가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우울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 중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다.
이 약물은 세로토닌의 재흡수하는 뇌의 수용체를 억제해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 과정에서 식욕 또한 늘어날 수 있다.
미 워싱턴 DC 내과 전문의 쉴피 아가왈 박사는 '프리벤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항우울제는 탄수화물에 대한 식탐을 일으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피임약
피임약을 복용하고 나서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
호르몬 함량이 많은 약일 경우, 수분 저류 현상과 식욕 증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피임약 성분 중 하나인 합성 황체호르몬은 체내의 수분 및 나트륨 배출을 억제해 부종과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피임약 복용 후 체중 증가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미 콜로라도대학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아론 라조위츠 교수 연구팀은 "피임약 복용 후 체중 증가는 유전자에 달려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정 유전자가 변이되어 있는 경우, 피임약 복용 시 더 쉽게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제
염증 및 통증 완하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 복용하게 되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 재분포'라는 작용으로 인해 특정 부위에 유난히 지방이 더 많이 쌓이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작용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스테로이드 약물을 끊으면 늘어난 체중은 원래대로 돌릴 수 있는데, 보통 약물을 끊은 후로부터 6개월~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증과 염증 등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인식하면 분비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상처 부위에 혈관을 확장시키고 부종 및 통증, 가려움을 유발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를 쓰게 되면 알레르기 증상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식욕 억제 기능도 줄어들게 돼 체중이 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