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147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임다TV'가 의료법 위반 뒷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임다TV'에는 '내 돈 내고 직접 받은 스마일 라식 수술 후기'란 제목으로 영상 한 편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서 임다는 "제가 이번에 라식 수술을 받게 됐다"라는 말로 영상을 시작한다.
영상 속 그는 병원의 위치와 담당 의사, 수술받는 모든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공개했다.
최근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광고'라는 표기를 하지 않고 뒤로 수익을 챙기는 '뒷광고' 논란이 뜨겁다.
'임다TV' 영상에는 직접 돈을 내고 수술 받았다고 밝힌 제목과 달리 '유료 광고 포함'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었다. 하지만 이는 논란 후 삽입됐는지 이전부터 삽입되어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또한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되고 없는 상태다.
만약 임다가 '유료 광고 포함'이라는 문구를 넣은 채로 해당 영상을 게시했었다고 한들, 일각에서는 그 역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법 제56조에 따르면 의료에 관한 광고는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할 수 없다.
실제로 약사 유튜버 'Wander Jess 재이'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광고 제안을 받은 안과에서 경험한 일화를 공개하며 유튜버들 사이에서 논란 중인 '뒷광고'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재이는 지난해 여름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 안과에서 시력교정술 광고 진행을 제안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쁜 시력으로 실제 시력교정술을 고려하고 있었던 재이는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기로 했고, 병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여러 명의 유튜버가 해당 안과에서 시력교정수술을 하는 영상을 올렸지만, 그 어디에도 광고라는 이야기는 없으며 심지어 '내 돈 주고 내가 했다'라는 내용이 영상이나 댓글에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당시 재이는 검사를 마치고 마케팅 담당자에게 "혹시 병원에서 협찬받았다는 내용을 담으면 안 되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의료법 때문에 절대 안 된다"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재이가 "크리에이터는 광고를 광고라고 명시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담당자는 거듭 "의료법 때문에 절대 안 된다"라며 "정 마음에 걸리면 '촬영에 협조해 주신 XX 안과 감사합니다' 정도는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이는 전문 하단을 통해 "당시 구독자 8만 명이었던 제가 받은 제안은 무료로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스마일 라식, 렌즈 삽입술)을 받고 검사/수술 브이로그 1편과 Q&A 1편 총 영상 2개를 올리는 것이었다. 수술과 별개로 제안하신 영상 제작비는 300만 원이었다"라고 광고 영상 뒷거래에 대한 적나라한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입장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지난해 임다가 올렸던 게시글 자체가 의료법 위반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이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WanderJess 재이 입니다.
긴 글을 한국어로 적는 것이 오랜만이라 글이 어색하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요즘 한국 먹방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뒷광고’에 대한 실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저도 유튜브에서 행해지는 의료광고에 대해 여러분들께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을 위해서라도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일찍 알렸어야 하는데, 제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글을 참고하시고 앞으로는 유튜브의 부도덕한 의료광고에 속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유튜브 활동을 하며 ‘내가 과연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맞는 사람인가’하는 고민을 수십번씩 해왔습니다.
유튜브에서 정직한 크리에이터는 광고가 왜이렇게 많냐는 불만을, 뒷광고를 하는 크리에이터는 항상 좋은 정보를 줘서 감사하다는 칭찬을 주로 듣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컨텐츠를 하는 유튜버끼리는 광고인지 광고가 아닌지를 모를 수가 없습니다. 광고 제안 이메일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가이드라인으로 받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년 여름 서울 위치한 한 대형 안과에서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렌즈삽입술 등) 광고 진행 제안을 받았고, 나쁜 시력으로 실제 시력교정술을 고려하고 있던 저는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한 브랜드의 광고 제안 이메일에는 그 브랜드와 콜라보했던 다른 유튜버의 영상 링크를 광고주 측에서 함께 보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유튜버 스스로도 어떤 식으로 영상을 만들면 좋을 지 참고하기 위해서 따로 영상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광고 제안을 받은 안과를 검색해서 찾아보다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여러명의 유튜버가 해당 안과에서 시력교정수술을 하는 영상을 올렸지만, 그 어디에도 광고라는 이야기는 없으며 심지어 ‘내 돈 주고 내가 했다’라는 내용이 영상이나 댓글에 담겨있었습니다.
또 제가 발견한 영상 모두 병원 정보는 따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영상을 보면 배경, 수술 이름 등으로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보면 어느 안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댓글란에서는 병원 어디냐는 질문에 한 "구독자"가 ‘OOO안과래요’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저는 ‘이 분들은 정말 직접 돈을 주고 수술을 했을 수 있지‘ 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병원 마케팅 담당자님은 저를 보자마자 "영상 잘 보고 있다, 혹시 유튜버 OOO아느냐, 그 친구가 우리 병원에서 처음으로 이렇게 같이 콜라보 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병원의 로비에서는 제가 보았던 여러 유튜버의 Q&A 영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일단 검사를 먼저 마치고 저는 마케팅담당자께 ‘혹시 병원에서 협찬받았다는 내용을 담으면 안되는 것이냐’ 라고 물었고, 담당자님은 ‘의료법때문에 절대 안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크리에이터는 광고를 광고라고 명시해야 한다’라고 하자, 담당자님은 ‘의료법때문에 절대 안된다. 정 마음에 걸린다면 “촬영에 협조해주신 OOO안과 감사드립니다” 정도는 괜찮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광고를 '내돈내산'인척 하는 부도덕한 의료광고는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며 계약서를 쓰기 전 거절을 하였고, 마케팅담당자님은 ‘대체 뭐가 문제냐’며 설득을 하시다가 마지막에는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 받은 검사 비용을 내야 할 것 같다’ 라고 하셨습니다.
비용이 따로 나오는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것도 아니었지만, 더이상의 언쟁을 피하고 싶었던 저는 결국 검사비 4만원을 내고 병원을 떠났습니다.
당시 구독자 8만명을 보유했던 제가 받은 제안이 무료로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렌즈삽입술)을 받고 검사/수술 브이로그 1편과 Q&A 1편 총 영상 두 개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술과 별개로 제안하신 영상 제작비는 300만원이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한 영상을 만드는데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구독자 8만의 유튜버가 받는 제안이 저 정도인데, 20만, 30만, 10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50만, 100만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래머가 ‘내돈내산’으로 수술을 받고 수술 과정, 병원 내부, 사후 관리 등을 자세히 영상으로 만들어서 제작비를 하나도 받지 않고 올린다는 것, 저로서는 믿기가 힘듭니다.
의료광고 특성상 다른 뒷광고와 다르게 지금이라도 광고표기를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광고를 진행할 때 병원에서 ’의료법에 위반되므로 광고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명확하게 설명을 했을 것이고, 크리에이터들은 그것에 동의하고 광고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뒷광고 논란 이후, 부도덕한 일인 것을 알면서도 광고를 진행했던 많은 유튜버분들이 의료광고 영상을 빠르게 비공개로 돌리셨습니다. 이미 비공개가 되어버린 영상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라도 여러분들은 속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광고와 ‘내돈내산’ 영상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래 중 한 가지만 해당한다면 무조건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아래 4가지를 기준으로 모두 ‘광고 영상’에 해당된다면 병원에서 수술 협찬과 제작비를 지원받은 광고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첫번째, 영상 어디에도 병원 이름/위치가 노출되지 않으며 ’병원정보를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영상은 정직한 영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고인 영상의 경우 영상을 자세히 보면 배경 등으로 병원 이름을 쉽게 알 수가 있으며, 해쉬태그(#)로 수술 이름 (e.g. OOO라섹, OOO코성형 등)을 적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더보기란이나 댓글에 초성/위치로 병원 정보를 알려주거나 ‘병원 정보는 이메일, DM으로 문의해달라’라는 글을 적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두번째, 카드 문자나 영수증 등을 인증한 경우에는 ‘내돈내산’일 확률이 높습니다. 애초에 광고라고 오해를 받기 싫으니 영상을 만들 때 아예 이런식으로 인증을 하는 것입니다. 저도 작년에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하는 영상을 단독 영상으로 올리면서 오해받을까봐 카드 문자를 함께 영상에 넣었었습니다.
지난 브이로그 영상에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한 구독자님께서 어떤 음식점들은 다른 손님의 영수증을 모아놨다가 포스팅에 사용하라고 주시는 경우도 있다고 댓글로 알려주셨습니다. 병원은 음식점보다 단가가 높다보니 이런 수법을 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번째, 병원에 직접 방문을 했는데 로비, 입구 등 유튜버의 영상이 나오고 있다면 광고일 확률이 정말 높습니다. 광고를 진행할 때는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것 외에 광고주가 해당 영상을 편집하여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것을 ‘2차 활용’이라고 합니다. 이 ‘2차 활용’ 여부에 따라 광고비가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병원에서 영상을 활용하는 것도 ‘2차 활용’입니다. 유명 유튜버가 ‘내돈내산’으로 수술을 받고,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업로드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2차 활용을 허락했을 확률은 정말 적습니다.
네번째, 평소 컨텐츠와 거리가 유난히 멀게 느껴진다면 광고일 확률이 높습니다. 평소 여행 영상을 올리던 유튜버가 갑자기 “많은 분들이 여쭤보셔서”라며 긴 라식/라섹 Q&A 영상을 올린다던가, 평소 개인 방송을 하는 유튜버가 “라미네이트 후기”라며 단독으로 영상을 올리는 경우는 광고일 확률이 높습니다.
갓 졸업한 예비 약사로서 감히 제 의견을 말씀드려보자면, 모든 시술, 수술은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부작용이 있으며, 언제든 잘못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부도덕한 광고가 너무나 많습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수술한 병원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결정하시는 분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시술, 수술을 결정하실 때에는 병원을 여러 군데 가보시고, 공장형 병원은 되도록이면 피하시고, 의사가 환자를 기억하는 병원을 고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anderJess 재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