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KBS1 '동행'에서는 7년 전 부모님 품을 떠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연년생 자매 혜주(18)와 수아(17)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여고생인 혜주와 수아는 한창 꾸미고 싶고,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것 많을 나이다. 하지만 자매는 또래 여학생과는 달리, 모든 욕망을 참고 먹고 살아갈 걱정만 한다.
할머니 앞으로 나오는 정부지원금으로만 살다 보니, 각종 공과금에 할머니 병원비까지 턱없이 생활비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할머니는 대장암, 자궁경부암에 간경화, 허리디스크 등을 앓았다.
언니인 혜주는 중학교 때부터 억척스럽고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왔다.
그는 삼각 김밥 하나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혜주는 남들이 싫어하는 무더운 여름이 오면 신이 난다.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귀한 돈벌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복숭아 따기 아르바이트.
혜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설거지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돈을 벌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동생 수아는 한 푼이라도 집안에 도움이 되기 위해 밭일을 하고 있다.
따가운 뙤약볕 아래에서 싫은 소리 하나 안 하고 묵묵히 밭일을 하는 수아의 모습도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할머니는 아들 내외의 이혼으로 두 손녀를 맡아 키우며 마음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부모 잃고 없이 산다고 혹여 손녀들이 기죽을까 노심초사하며 애지중지 키웠다.
그러나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때문에 열일곱, 열여덟 예쁜 나이에 손에 흙 묻히고, 물 마를 날 없이 고생하는 손녀들을 보면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할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지만, 30년 전 방앗간에서 일하다 잃은 왼손 대신 한 손으로 모든 걸 하려니 남들보다 두 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할머니와 혜주, 수아는 굳세게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휘청거리기 쉬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난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할머니와 혜주, 수아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