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결국 무산됐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의 운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으며 1500여 명의 직원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 487만1000주(51.17%)를 인수하려던 주식매매계약을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는 545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었다.
두 항공사의 합병이 무산된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사정이 크게 어려워졌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1,700억 원에 이르는 체불임금을 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주식 매입 자금 의혹 등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등으로 결국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여 만에 두 회사 간의 거래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이스타항공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등을 관계부처와 함께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기준 1,000억 원가량의 자본 잠식 상태에 있다.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더라도 받아들여질지 불투명한 상황.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독자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파산절차를 밟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문을 닫으면 소속 직원 1,500여 명이 무더기 실직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약 5개월간 인수를 기대하며 월급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의 주장은 주식매매계약서에서 합의한 바와 다르고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할 권한이 없다"며 오히려 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의 주식매매계약 이행을 촉구하며 계약 위반/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게 있다"며 "이스타항공은 1,500여 명의 임직원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