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환경미화원 아저씨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귀여운 유기견이 있다.
최근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사람 곁에는 얼씬도 안 하면서 환경미화원 아저씨만 오면 신나서 뛰어가는 유기견 '깜이'의 사연이 그려졌다.
사실 깜이는 지금처럼 밝은 강아지가 아니었다.
깜이는 선착장에 버려진 아이로, 처음 발견 당시엔 안쓰러울 정도로 말랐었다.
환경미화원 박성현 씨는 상처를 받아 인간을 멀리하는 깜이를 안쓰럽게 여겨 밥을 챙겨주고 보살펴줬다.
깜이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사랑을 느낀 것인지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이젠 주인으로 따르고 있다.
아저씨도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깜이가 마냥 사랑스러운지 더 챙기게 됐다.
아저씨는 퇴근 전 깜이가 춥지 않게 이불을 깔아주고, 자기 냄새를 맡으라고 청소도구 등을 옆에 놓아두고 떠난다.
하지만 문제는 아저씨가 출근하지 않는 날 생겼다.
깜이는 아저씨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도 새벽 6시부터 길 위에 나와 한 곳에서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아저씨는 "마음이 찡하다. 밥도 주고 그래야 하는데, 못 챙겨준 게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아저씨의 아내 박행미 씨 역시 "아빠가 언제 오려나 계속 기다리는 거 같아서 마음이 짠하다"라며 깜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행히 깜이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
동물 병원장 김덕희 씨는 "2~3살 정도 돼 보인다. 바깥 생활한 거에 비해서 건강하고, 심장 사상충도 감염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처받은 강아지의 마음을 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기다려주신 거, 그리고 잘 관찰하신 거, 깜이가 필요했던 걸 잘 챙겨주셔서 마음이 열렸던 것 같다"라며 아저씨의 선행을 칭찬했다.
아저씨는 "깜이가 안정을 찾고 그러면, 정원에 같이 나가서 뛰어놀고 하려고 한다"라며 평생 행복하게 해줄 예정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