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세상에 의지할 데라곤 서로밖에 없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형제가 있다.
지난 4일 KBS1 '동행'에는 어린 동생을 돌보며 살아가는 대학생 형의 이야기가 방송을 탔다.
우애 좋은 A군, B군은 부모님 없이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형제의 어머니는 둘째가 4살이 됐을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이들을 할머니가 돌봐줬지만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말았다.
현재 A군은 동생이 돈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대학교에 다니며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A군은 집안일은 물론, 밥까지 제대로 차린다.
A군은 동생에게만은 부모님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죽어라 애쓰며 살고 있지만 매 순간이 쉽지만은 않다. 최선을 다해 밥상을 차려보지만 영양이 부족한 것 같고, 옷은 몇 벌이나 있어야 할지, 용돈은 얼마를 줘야 할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불우한 상황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했던 자신과는 달리, 동생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했으면 하는 마음에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
동생도 이런 형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투정 한번 없이 묵묵히 따라와 줬다.
그런데 이들에게 최근 큰 시련이 닥치고 말았다.
어엿한 성인이 된 A군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라는 입영 통지서를 받은 것이다.
어딘가에 살아있는 아버지 때문에 동생의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없어 면제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 A군은 두 달 뒤 군대에 가야 한다.
A군은 동생을 보육원에 맡기는 상황은 막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지만, 언제나처럼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아 걱정이다.
현재 A군은 동생이 덜 상처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며 천천히 이별을 준비 중이다.
안타깝게도 B군은 "형이 군대에 가지 않고 지금처럼 둘이 살게 해달라"며 매일 두 눈을 감고 기도한다.
가슴 찢어지는 상황을 맞은 형제.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 TV를 본 많은 시청자는 안타까움을 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