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냄새가 덜하고 타르 등 독성물질에 비교적 노출된다고 알려져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흡연자들이 많을 테다.
흡연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니코틴양을 차츰 줄여 금연에 성공한다는 전자담배 회사들의 광고도 적지 않다.
그러나 흡연식 대신 교환식 카트리지에 들어있는 용액을 증기 상태로 흡입하는 이 전자담배 방식이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해외 온라인 미디어 '래드바이블(Ladbible)'은 6주간 전자담배를 피운 남성의 심각한 폐 손상 X레이 사진을 소개했다.
해당 사진은 영국의 심장 및 폐 이식 센터인 로얄 팝워스 병원(Royal Papworth Hospital)의 의료진들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사진이다.
공개된 폐 사진 속에서 오른쪽 폐가 검은색으로 변해 심각하게 손상된 것을 볼 수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환자는 40대 남성 흡연자로 6주 전 담배를 끊기 위해 페퍼민트 향이 나는 전자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18mg-ml의 니코틴을 넣은 액상 전자담배를 피우며 서서히 줄여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한 달반 만에 급격한 호흡곤란과 흉통이 찾아와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
검사 결과 남성은 폐의 우측 하부엽에 구멍이 나 있었고 폐에 기포가 축적돼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폐기종이 발생했다. 급격한 호흡곤란으로 남성은 1달 넘게 산소 호흡기를 달아야 했다.
실제로 남성의 사례와 같이 전자담배로 인해 폐 손상을 입은 흡연자는 적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자담배 폐손상으로 인한 환자는 1479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33명은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환자 가운데 79%가 35세 미만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전자담배로 인한 폐손상 의심사례가 발생해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강력 권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정확히 어떤 원인으로 폐를 망가뜨리는지 불분명하지만 민트와 멘톨 향료 제품에 사용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가장 유력한 독소라고 지적했다.
이 물질은 대마 환각을 일으킬 때 사용하는 물질로 그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매체는 다행히 사진 속 남성은 치료를 받고 회북중이라고 전하면서 이처럼 폐 손상을 유발하는 전자담배에 대한 각국의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6년에는 일반 담배 흡연자보다 전자담배를 피운 흡연자의 기관지가 6배 더 안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연구를 발표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전자담배 사용자의 기관지에서 총 358개의 변형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변형 유전자는 폐섬유화, 폐암세포 다른 기관지 전이 등 여러 기관지 질환을 일으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