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불량' 학생들한테 시달리다 정년 되기도 전 '명예 퇴직' 신청하는 선생님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교원들의 명예퇴직(명퇴)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


명퇴 신청은 지난 2014년 공무원연금제도를 개정한 이후 급격히 줄었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감염병으로 급변하는 교육환경과 교권 추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9일 KBS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하는 교원은 총 25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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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학교 2013'


연금법 개정으로 논란이 불거진 2014년 정점을 찍고 난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명퇴 신청이 2018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온라인 개학, 원격 수업 등 익숙지 않은 업무에 중장년 교사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명퇴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존감이나 사회적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점도 교사들의 명퇴를 고려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이 89.4%로 가장 큰 명퇴 사유로 꼽혔다. 이어 '학부모 등 민원 고충'이 73%로 뒤를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깡치'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학교 2013'


한 명예퇴직 교사는 "학부모들이 교사를 가볍게 보고, 사회가 교사의 행동을 불신하는 게 학생에게 전달되는 점이 안타까웠다"라며 호소했다.


실제로 매해 교권 침해 사례가 500건 이상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항목으로는 폭언·욕설, 성희롱, 폭행 등이 있다.


떨어진 교권 상태를 반영한 듯 전국 교대 경쟁률은 2% 미만으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교원 임용시험 응시자 미달 사태마저 겪고 있다.


이에 각 지역의 교육청은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명퇴 교원 증가세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한편 교원의 명퇴 조건은 오는 8월 말 기준 20년 이상 근속, 정년퇴직 잔여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