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쫄깃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오징어.
대중적인 맛에 찾는 사람은 많지만 공급량이 적은 탓에 지난 몇 년간 오징어는 '금징어'라 불릴 정도로 비싼 가격에 팔렸다.
그런데 올해는 오징어 어획량이 많이 늘면서, 어민들이 공급하는 오징어의 가격은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이에 시민들은 오징어를 값싸게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 들렀지만,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격에 의아해하고 있다.
지난 24일 JTBC 뉴스룸은 국내산 오징어 가격 인하의 내용이 담긴 소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동해안은 수온이 올라 오징어 떼가 몰려와 근 10년 만에 풍어가 왔다. 새벽 수산시장 기준 오징어 1마리당 가격은 800원으로 지난해 가격(4,500원) 대비 80% 이상 싸졌다.
하지만 서울에 마트를 가보니 여전히 2마리 9,900원. 한 마리당 약 4,500원 꼴이었다. 몇몇 마트는 3,990원 수준이었고, 이번 주 들어서야 2,990원으로 내려갔다.
현지에서는 이렇게 싼 오징어가 왜 우리 가정에서는 여전히 금징어인 걸까. 이유는 도매상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한 도매상인은 "(현지에서) 값이 내려갔다고 바로 싸게 판매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어민들이 싸게 팔아도 자신이 책정한 가격은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비싸지면 곧바로 가격을 올리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어쩔 수 없다. 장사꾼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른 도매상인의 대답은 더 납득하기 어려웠다. 왜 오징어 가격을 내리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런 답을 했다.
"(직접) 잡아서 먹으면 싸다. 그렇게 따지면…"
문제는 도매 상인들의 가격 반영이 미뤄지는 사이에 언제라도 동해안의 수온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수온이 다시 내려가게 되면 오징어 어획량은 다시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민들의 오징어 공급가는 다시 오르고, 언제 가격이 싸졌냐는 듯 일반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주고 오징어를 사 먹어야 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모처럼 만에 찾아온 풍어인데, 도매상인들의 폭리 탓에 사 먹고 싶지가 않다"며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산지에서도 서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징어는 본격적인 여름인 7월부터 제철이 시작된다. 오징어는 단백질과 타우린 함량이 높기 때문에 여름철 기력 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