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석 기자 = 요식업 대부 백종원 대표가 어려움을 겪는 식당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최근 억울함을 토로하는 출연자들이 연이어 나오며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18일 유튜브 '야미야미' 채널에는 "너무 달라져 충격 안긴 골목식당 서산 돼지찌개집 심경 고백,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앞서 서산 돼지찌개집 사장은 '골목식당'에서 뛰어난 음식 솜씨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백종원 대표의 총애를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여름 긴급 점검에서 초심을 완전히 잃은 모습을 보여 지탄을 받았다.
돼지찌개집 사장의 달라진 모습에 백종원 대표는 "우리끼리 '서산 장금이'로 불렸는데 왜 이렇게 변한 거냐"며 안타까워했다.
긴급 점검 방송 후폭풍은 거셌다. 초심을 완전히 잃은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긴 돼지찌개집 사장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줄을 이었다.
도를 넘은 악플까지 이어졌고, 결국 돼지찌개집 사장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힘든 심정을 토로했다.
방송에 나온 것은 사실과 다르다 주장한 돼지찌개집 사장은 "원래 (방송처럼) 하지 않는다. 내가 손님에게 인사한 건 방송에서 다 뺐냐. (긴급 점검) 방송 후 손님이 너무 줄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내가 골목식당에 왜 나왔나"라고 한탄하며 "내가 죽을 죄를 졌나. 손님 못 먹는 음식을 줬나"라며 억울해했다.
이어 "나는 젊어서 그렇지 나이 먹은 사람들은 이렇게 하면 자살할 것 같다. '자살해서 죽어줘야 골목식당에 이런 사람이 안 나타나려나. 내가 유서 쓰고 죽어줘야 골목식당이 없어지나'라는 소리까지 했다"고 호소했다.
앞서 홍제동 팥칼국수 사장 역시 방송 후 후유증에 시달린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방송 당시 우울증으로 인해 힘들었다며 다소 불손했던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면서도 '골목식당' 출연 후 각종 협박과 폭언 등에 시달렸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너무 많이 힘들었다. 내가 그렇게 잘못을 했나. 심장이 터질 거 같아서 죽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향한 질타가 가득했던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충은 가족에게까지 영향이 있었다. 팥칼국수 사장은 "제가 막내딸인데, 막내딸이 전 국민한테 욕을 먹고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로 되니까 어머니가 밥을 못 먹고 잠을 못 자고 많이 아팠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심지어 그는 "국민 여러분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말하며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솔루션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초심을 잃은 돼지찌개집 사장의 행동은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겠다 해놓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팥칼수집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작진이 자극적인 편집으로 사장들을 '공격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초심을 잃은 가게에 대한 지적을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이들을 "공격하라"고만 느껴지는 게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제작진은 돼지찌개집 사장이 장사에 의지가 없는 듯한 장면에만 초점을 맞출 뿐, 그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집어내지 않았다.
급격히 늘어난 손님에 심신이 지친건지, 아니면 그간 공개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는지 아무런 설명은 등장하지 않았다.
달라진 음식을 지적하는 장면과 백종원 대표의 호통에만 초점을 맞췄고, 결국 돼지찌개집 사장은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최근 '골목식당'은 도움을 주면 성장할 식당과 나쁜 식당을 확실하게 구분한 뒤 솔루션을 진행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식당 사장의 잘못된 점과 언행들을 크게 부각시켜 이슈화한다. 결국 백종원 대표의 조언과 사장님의 달라진 모습으로 방송은 마무리되지만, 이미 뜨겁게 달궈진 누리꾼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방송에 출연한 이상 누리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연예인도 힘들어하는 도를 넘은 악플과 인신공격을 일반인인 식당 사장이 버틸 재간은 없다.
'골목식당'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식당 사장들인 만큼, 이들의 노력과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자극적인 편집으로 이들에 대한 인신공격이 끊이지 않는 지금. 제작진은 비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함께 잘돼보자'라는 프로그램의 초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의도를 잃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