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남자화장실 어디를 가도 소변 보는 모습이 밖에서 보여 너무 속상합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기분 전환 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드라이브를 떠난 A씨는 고속도로 주행 중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A씨는 휴게소 내 위치한 남자화장실에 갔다가 적잖게 당황했다.


소변을 보던 중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 순간 화장실 입구를 지나던 낯선 여성과 눈이 마주쳐서다.


용변을 보는 모습이 화장실 바깥에서 고스란히 보였다는 생각에 A씨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따로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위 글은 한 누리꾼이 최근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짧은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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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보는 모습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남자화장실 구조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건 A씨만이 아니다. 여러 남성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자화장실 구조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그간 꾸준히 나왔다.


휴가철마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이용한 남성 관광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글운 꾸준히 온라인에 올라올 정도다.


입구가 개방된 남자화장실에 대해 남성들만 불편함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남자화장실 외부 노출 문제는 2004년 화장실문화연대가 서울 시민 150명(남성 80명, 여성 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남녀 공통으로 지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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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설문에서 여성 응답자의 거의 대부분인 95%가 가림막을 설치하는 데 동의했다. 여성들도 "누가 용변을 보고 있는 뒷모습이 보이면 지나갈 때마다 민망할 따름"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설문 이후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후진적인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당국이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물론 개정 시도가 있기는 했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5월 공중화장실 설치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에 따라 2018년 1월부터 모든 공중화장실 출입구는 복도나 도로 등을 통행하는 사람들에게 화장실 내부가 직접 보이지 않도록 설치되고 있다.


다만, 이미 지어진 화장실에는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 까닭에 여전히 이 같은 구조의 화장실을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