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치명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질 줄 모르고 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전 세계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50만 명에 달한다.
한국도 결코 적지 않다. 29일 기준 국내에서만 1만 2,757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28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사실상 집 외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며, 국민에게 '외출 자제', '모임 자제', '여행 자제' 해줄 것을 호소했다. 휴일도 없이 최전선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고 있는 의료진의 고된 얼굴을 기억해달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tvN '더 짠내투어' 측은 이런 방역 당국의 외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일(30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며 사람들의 '여행 욕구 자극'에 나선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에 하늘길이 막혀 지난 3월 16일 방송을 중단했던 '더 짠내투어'는 소이현, 레드벨벳 조이와 함께 국내 대표 여행지인 '제주도' 편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히며 예고편을 공개했다.
예고편에서 출연진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제주도 관광지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이들은 신나게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가 하면, 맛집을 소개하며 행복해했다.
논란을 의식했던 걸까?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 목적이 '여행 욕구 자극'은 아니라며 오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음에도, 이들은 프로그램 콘셉트가 '여행 꿀팁'을 제공하며 여행 심리를 부추기는 것에서 '여행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대리만족'이라는 콘셉트의 변화가 진짜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답답한 일상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이들이 남들이 놀러 가 희희낙락하는 것을 보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사실상 "우린 제주도 갔다 왔지만, 너희는 가지 마세요"라며 내로남불하는 격이라, '더 짠내투어'를 본 누군가는 자극받아 분명 '제주도행 티켓'을 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방송사가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이런 위험 요소를 고려 안 했을 리 없다.
tvN은 국민의 건강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 즉 시청률을 쫓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재난 앞에서 '돈'을 선택한 tvN의 이기적인 모습에 시청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얼마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지친 의료진과 이를 보고 눈물을 쏟은 유재석의 모습을 내보내며 '방심하지 말라'더니, 장난하는 거냐"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몇 달 만에 정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tvN 측의 이중적인 모습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일률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내륙보다 위험도가 훨씬 크다.
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