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스타킹은 3만원이고 속옷은…"
카카오톡 오픈톡방을 비롯, 여러 랜덤채팅 속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간다고 한다.
성인과 성인의 대화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는 대화지만, 위 말을 한 이가 여중생 혹은 여고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24일 KBS2 '제보자들'에서는 '청소년 성착취'에 대한 실태가 다뤄졌다. 해당 방송은 '랜덤채팅'이 청소년 성착취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들과 인터뷰를 한 미성년 여학생은 취재진과 랜덤채팅을 통해 연락이 닿았다.
첫 채팅에서 여학생은 "스타킹 3만원, 양말 2만원이에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신고 자는 거는 5천원 추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돈은 '선입금'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해당 여학생은 먼저 벗어서 만날 때 전달한다고 했는데, 지하철역까지 입고 간 뒤 화장실에서 벗어서 주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올해 18세(고2)인 여학생은 "스타킹은 3만원에 팔고 속옷은 보통 4~5만원에 판매한다"라고 말했다. 가격 중 속옷이 가장 비싸다고 한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여중생·여고생의 착장품에 대한 성적 취향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걸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 시장이 형성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법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는 의견이 모였다.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하기에는 성관계가 이뤄지지 않았고, 강요죄 등을 적용하기에는 자발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이 어렵다. 또한 신체 접촉, 영상 촬영, 협박 등이 없기에 성착취라고 하기도 어렵다.
마약·총기 등을 정해진 품목이 아니라면 개인과 개인간의 중고거래도 법적 규제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 당국은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중고 거래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여학생도 나오지 않아 규제를 신설하기도 모호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시장이 커지면 결국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하루빨리 규제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지적하고 있다.